나 혼자 루마니아(feat. 유택)
전 날 새벽까지 신나게 놀고 난 후 아침이 밝았다. 몇몇 팀원은 아침 식사 후 한국행으로 떠나는 비행기를 타러 떠났고, 유택이는 오후 비행기라 시간이 조금 더 있었다.
짐을 챙겨 호텔에서 체크아웃 후 어딜 갈까 고민하다가 기념품을 몇가지 더 사기 위해 마트로 향했다.
간단하게 멀티비타민 몇개를 구입한 뒤 난 다음 숙소에 체크인 하기 위해 이동했다.
처음 마주한 숙소의 느낌은… ‘어… 여기가 맞나..?’ 였다. 약간 위험해보이는 느낌에 호다닥 호스트에게 연락해서 체크인을 진행했다.
하지만 실내로 들어와 보니 깔끔한 인테리어에 편안하게 남은 일정동안 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되나보다.
그 후에는 주변 산책도 하고 저녁엔 괜히 시내에 앉아서 아이스 아메리카도 한잔 하기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슬슬 저녁시간이 가까워지며 배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났고, 이제 혼밥을 해야한다는 생각에 어딜 가지 고민하다가 일단 배고픔을 약간 달래고자 근처의 K-food에 갔다. 간단하게 간식으로 먹을만 한 식혜와 왕꿈틀이!
Do you know 강남?
간식으로 일단 급한 배는 채웠지만 아직 내 배고픔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그 때 문득 머릿속에 생각난 그 단어 “강남 포차” 전에 갔을 때는 문이 닫혀있었는데 ‘혹시..?’ 하는 생각으로 강남포차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다행히도 영업중이라서 들어갔더니 직원분이 바로 한국인인걸 알아보셨다. “안녕하세요? 한국분이세요?” 라는 물음에 맞다고 대답 한 후 가볍게(?) 짜파구리, 김치볶음밥 그리고 테라 한병을 시켰다.
짜파구리에 고기가 올라가있는걸 보고 ‘아아 강남포차는 계획이 다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를 마친 후 가볍게 매장을 둘러봤는데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오징어게임, 그리고 소주라는 키워드로 만들어진 네온 조명도 볼 수 있었다.
가자! Brasov!
식사를 마친후 피곤함을 이기지 못한채 숙소로 이동해서 꿀같은 잠을 자고 일어나니 벌써 13일,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편 출발은 14일 저녁이었다. 어떻게 하루를 알차게 보낼 지 고민하다가 루마니하 하면 또 드라큘라의 나라가 아니겠는가. 드라큘라의 모델인 블라드 3세가 머물렀던 브란성에 가기로 했다!
브란성은 수도인 부쿠레슈티에서 약 150km떨어진 Brașov 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부쿠레슈티에서 기차를 타고 이동해야했다.
택시를 타고 부쿠레슈티 북역으로 이동해서 Brașov행 기차표를 발권 받고 근처 식당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었다. 신기했던건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몬스터 에너지드링크를 볼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자네 나와 거래를 해보지 않을텐가.
기타를 타고 약 2시간 정도가 지났을까. 목적지인 Brașov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착해서 주변을 살펴보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택시기사가 딜을 걸어왔다. 내용은 대충 이런내용이었다.
택시기사 : 님 브란성 내가 데려다줌 180레이 ㄱ?
재연 : 에? 버스타면 되는데?
택시기사 : ㄴㄴ 님 버스타면 거기 운영시간 끝나서 그냥 와야함 180 ㄱㄱ
재연 : 아 그럼 볼트나 우버 타면됨
택시기사 : 우버 타면 200레이 나옴 (핸드폰을 보여주며) 보셈
재연 : 잠만 생각할 시간좀.. ㅇㅋ 콜
Plain Text
복사
택시기사님과 썩 나쁘지 않은 딜을 마친 후 택시를 타고 브란성으로 이동했다. 역에서 브란성 까지는 약 30km 정도 떨어져있었고 도착하고나서 다시 택시기사님과의 대화가 이어졌다.
택시기사 : 손님 내가 대충 가이드 해드림 따라오셈
재연 : ㅇㅇ
택시기사 : (매표소 직원에게) 여기 성인 한명 티켓 주세요
재연 : card.
매표소직원: ㅇㅋ
택시기사 : 이제 알아서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고 1시간 30분 정도 뒤에 내려오셈 밑에서 기다리고 있겠슴.
재연 : ??? 안기다려도 됨 나 그냥 볼트 부를거임 ㅇㅇ
택시기사 : ㄴㄴ 기다리겠음 얼른가셈
재연 : ㄴㄴ 기다리지 마셈 난 내 여행을 즐길거임 ㅅㄱ
택시기사 : 모르겠고 기다리겠음~
Plain Text
복사
브란성 도착!
택시기사님의 부담스러운 친절에 호다닥 브란성으로 들어갔다. 약간의 오르막길을 지나면 브란성이 보인다.
브란성 내부로 들어가면 정말 다양한 방들을 볼 수 있다. 밖에서 볼 때는 잘 몰랐는데 생각보다 내부에 공간이 매우 넓었고, 깜빡하면 길을 잃을 정도로 복잡했다. 다행히 길안내가 어느정도 있어서 길을 잃지 않고 나올 수 있었다.
기사님 저는 시내로 떠납니다~
가볍게 구경을 마치고 나오려니 문득 기사님 생각이 났다. 1시간 30분 뒤에 기다리고 있겠다고 했는데 난 약 50분만에 구경을 마치고 나온것이었다. 빠르게 볼트로 택시를 불러서 도망!
그래도 brasov에 왔으니 주요 관광지는 돌아줘야지!
기차를 타고 여기까지 온김에 근처 구경을 하고 들어가기로 했다. 가장 먼저 간 곳은 흑색교회라는 곳이었는데, 1689년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가 군대의 공격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고, 그 때 외부가 검게 그을려서 검은 교회라는 이름이 탄생했다고 한다. 눈에 한번 담아주고 사진에 담은 후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저긴 왜 사람이 많지?
흑색교회를 지나 정처 없이 걷던 중 어느 광장에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았다. ‘저긴 무슨 행사가 있나?’ 하고 가까이 가봤다.
길거리 공연을 하는 것 같았는데 짧은 비보이 공연이었다. 빠르게 구경을 마치고 다시 역으로 이동해보자!
다시 부쿠레슈티로
역에 도착할 때 쯤 되니 꽤 어두워졌고, 안개가 자욱했다. 부쿠레슈티로 가는 기차표를 끊었는데 어라… 뭔가 이상해서 자세히 보니 도착시간이 22:04…? 부쿠레슈티에서 올 때는 2시간 30분이면 왔었는데.. 다른 기차편도 확인해봤지만, 비슷해서 그냥 타고 부쿠레슈티로 넘어왔다.
근처 마트에서 산 과자와 함께 맥주를 한잔 마신 후 루마니아에서의 마지막 밤이 지나갔다.
마지막 날은 자유롭게!
루마니아 여행의 마지막 날 아침이 밝았다. 에어비앤비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호스트분과 사진도 찍고 비행기 출발 전까지 자유롭게 루마니아를 돌아다녔다.
루마니아에서 맛잇게 먹었던 LUCA를 시작으로 주변에 카페에서 커피도 한잔.
루마니아에서 서브웨이 주문도 도전해봤다. 사실 영어를 잘 못해서 yes, no, this, ok, card 정도의 단어로 주문을 했던 기억이 난다.
여기는 기념품샵? 서점?
돌아다니다 보니 서점처럼 생긴 곳이 있길래 들어가봤다. 생각보다 엄청 넓은 규모에 한번 놀라고 다양한 책, 기념품들을 판매하는 것 같아서 신기했다.
오징어게임 보드게임과 HACKER 라는 보드게임도 있었는데, 신기해하면서 슥슥 구경하고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홀덤은 도박이 아니라 스포츠지 음음
기념품을 사러 화장품 매장에 갔다가 지하에 홀덤펍 비슷한 곳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가지 못하듯이 나는 한 게임만 쳐야지! 하며 들어갔다. 게임 참가비는 30레이였는데 시작할 때는 ‘K-홀덤의 맛을 보여주마!’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나오면서 ‘역시 글로벌 홀덤은 쉽지 않군’하며 나왔다
루마니아에서 모든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가는 티켓을 발권했다. 처음에 한국에서 루마니아에 갈 때는 티켓이 두 장 이었는데, 루마니아에서는 이스탄불 행 한 장만 발권해줘서 약간 당황스러웠다.
속으로는 ‘이스탄불에서 티켓이 없어서 비행기를 못타면 어쩌지..?’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직원 분께서 second ticket ~~ istanbul ~ 하시는 걸 듣고 ‘아 이스탄불에서 발권 할 수 있구나!’ 하며 비행기에 올랐다.
이스탄불에서 경유를 위해 International Transfer라고 적힌 곳에 가서 티켓을 찍었지만, 뭔가 안되는 듯 했고 직원이 와서 무슨 문제인지 물어보자 나는 “루마니아에서 서울 가야하는데 여기가 경유지고 티켓이 없다!” 라고 했더니 저쪽 데스크에서 발권하면 된다고 알려주셨다. 무사히 서울행 티켓 까지 발권 완료!
루마니아에서의 1주일을 되돌아보며
긴 비행 끝에 인천공항에서 내려 짐을 찾고 호다닥 집에 가서 잠들었다. 다음날이 출근이기 때문에…!
이렇게 약 1주일간의 루마니아 여행과 Defcamp CTF를 잘 마치고 돌아왔다. 첫 유럽, 첫 세계 대회, 처음으로 혼자 해외를 나간 경험 등등..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었고, 피곤한 일정에도 끝까지 집중하고 열심히 노력해준 팀원들에게, SaturnX라는 팀에 있으면서 이런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많은 조언을 해주신 의성이형(@zairo)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한국 왔는데 한 번 봐야지~
한국에 돌아온 후 며칠 뒤 다같이 모여 밥도 먹고 뒷풀이 느낌으로 모였다. 메뉴는 맛있는 고기!!!
배부르게 식사를 마친 후 근처 카페에서 가볍게 대화를 마친 후 가볍게 선유도 공원을 산책하는걸로 정말 모든 일정이 끝났다!
한국에 돌아온지도 꽤 지났는데 생각보다 내가 게으른 탓에 이제야 마무리를 짓는다. 늦은김에 Defcamp 유튜브에 올라온 overview(feat.성민/유택)를 공유하며 포스팅을 마친다.
SaturnX팀 Defcamp CTF 해킹대회 참여 현장 스케치 0:41
•
루마니아 여행과 함께하는 Defcamp CTF 2022 Final 참가 후기 fin-